체질감별
8체질의학에서 초창기부터 한동안 체질별로 온수욕과 냉수욕을 나누어서 환자들을 지도한 적이 있었습니다.
냉수욕은 피부의 긴장도를 높여서 땀구멍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목욕법이고 온수욕은 피부를 이완시켜 땀구멍을 열어주고 땀을 배출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예로부터 한, 토, 하 법이라고 해서 땀을 내고 구토를 시키고 설사를 시켜서 사기를 몰아내는 특별한 방법을 치료법으로 적용해왔습니다.
지금은 토법과 하법은 환자의 불편감 때문에 많이 쓰지는 않지만 발한 요법은 질병에 따라서 아직 한의사들이 즐겨 사용하고 있는 치료법이고 질병에 따라서 상당한 효과를 주기도 합니다.
이런 방법은 양방에서는 전혀 없는 방법이지만 한의학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써온 방법이고 매우 효과적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여기서 착안하여 이 발한법을 체질별로 구별해서 적용하려는 시도가 과거 8체질의학에 있었고 아직도 이 과거의 제안을 수정 없이 그대로 적용하는 의사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목욕법은 과거 8체질 초창기에 어떤 사람은 땀을 내면 몸이 상쾌해지고 어떤 사람은 땀을 내면 몸이 더 피곤해지는 걸 의사가 관찰해서 이를 억지로 체질별로 대입해서 생긴 결과물일 뿐입니다. 또 초창기에 여러 사람이 참여하지 않은 독자적인 연구와 생각을 토대로 유추된 발표일 뿐입니다.
나도 이러한 발표를 그대로 믿고 십 수년간 그대로 적용해보기도 했습니다만 나의 연구가 거듭되고 임상이 거듭될수록 이러한 것은 체질적인 요인이 아니라는 걸 의심하게 되었고 점차 연구와 임상이 거듭될수록 아 ! 목욕법은 체질과의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니고 현재 그 사람의 상태, 즉 한의학적으로 그 사람의 허실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과거 8체질의학에서는 속열이 있는 체질은 온수욕을 해서 땀을 내야 좋고 겉열이 있는 사람은 온수욕을 하면 나쁘니 냉수욕을 하라고 얘기했습니다.
속열이 있는 체질을 토체질과 목체질이라고도 언급했었죠. 반면 겉열이 있는 체질을 수체질, 금체질이라고 했었지요.
그러나 최신의 체질 연구는 모든 체질이 한증(차가운 증상)이나 열증(더운 증상)으로 나누어지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즉 소양인이라고 해서 다 더운 체질이 아니고 소음인이라고 해서 다 차가운 체질이 아닌 것입니다. 소양인 중에도 얼마든지 속이 냉해서 찬 음식을 먹으면 탈이 나는 소양인도 있고 물론 태양인에게도 이러한 사람이 얼마든지 존재합니다.
이러한 것을 모르고서 과거의 이러한 체질별 목욕법의 지시를 그대로 체질적으로 정확하게 맞추어서 했는데도 불구하고 간혹 좋은 사람도 있고 또 더 불편하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러한 결과는 이 목욕법이 체질과의 관계가 아니라는 걸 말해줍니다.
자. 한의학 적으로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아까 말한 한토하 법은 사기를 몰아내는 방법입니다, 즉 사기가 실할 때 이것을 덜어내는 방법입니다. 즉 이것을 사법이라고 합니다. 보법은 무얼 보태주고 잘 먹여주고 잘 도와준다는 방법이고 사법은 그 반대입니다.
장속의 대변을 강제로 설사시키는 하법도 사법이고, 위에 들어간 음식물이나 나쁜 것을 토하게 하는 토법도 사법이고, 몸 속의 체액을 밖으로 빼주는 발한법도 사법이 됩니다. 사법은 무언가 안에 있는 것을 바깥으로 빼내는 걸 사법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그러므로 사법은 실한 사람에게 쓰는 방법이므로 좀 허약한 사람에게는 조심스럽게 사용해야하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많이 허약한 사람에게는 땀을 많이 내는 목욕법은 그 사람을 더 힘들게 하고 지치게 합니다. 꼭 허약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의 경우에 뜨거운 욕조에서 땀을 오랫동안 내면 몸이 나른하고 힘이 빠지는 걸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너무 과다하게 사법을 써서 그 사람의 체액을 바깥으로 내보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태음인의 경우는 태양인 보다는 한의학적으로 음양이 모두 실한 체질이고, 태양인은 한의학적으로 음양이 모두 허한 체질입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는 태음인이 땀내는 것은 태양인이 땀 내는 것 보다 견디기가 더 쉽습니다. 그러나 허약한 태음인도 땀을 과도하게 내면 몸이 상합니다.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태음인도 땀을 내면 지치는 분들이 있다는 걸 꼭 명심해야 합니다. 물론 다른 체질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면에 태양인이라고 할지라도 피부병이 있거나 퇴행성 관절 질환 등에는 적당한 온탕욕은 도움이 됩니다.
체질별로 딱 온탕욕, 냉탕욕이 결정되는 게 아닙니다. 몸이 몹시 차가운 태양인과 소음인도 냉수욕은 참 견디기 힘들고 자칫 몸을 더욱더 냉하게 만들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발한법은 한의학에서는 매우 중요하고 지금도 나는 발한법을 치료에 응용합니다.
땀을 내는 요령이 있습니다. 온수욕으로 그냥 샤워하는 것이 아니고 반신욕이 아닌 전신 온탕욕을 해야 더욱 효과적입니다.
온탕욕은 몸속의 노폐물을 배출시켜 주고 땀구멍을 열어서 땀과 함께 피지를 분비시켜 피부를 윤택하게 해줍니다. 그래서 체질을 불문하고 대부분의 피부 질환에는 온탕욕이 큰 도움을 줍니다. 또 혈관을 확장시켜주기 때문에 혈압을 조금 낮춰 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유의할 점은 체력이 약한 분들이나 저혈압인 분들은 따뜻한 물에 잠시 들어가서 땀이 나기 시작하면 나와서 몸을 식힌 뒤 다시 들어가는 방법으로 하셔야 기운이 빠지지 않습니다. 즉 자신의 체력에 맞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체력이 약한 분의 과도한 발한은 꼭 피해야 합니다.
온탕욕은 대부분의 피부 질환에 매우 유익하고 관절 질환, 퇴행성 질환, 노인성 질환, 치매 예방에 큰 도움이 됩니다.
일본에는 목욕 문화가 잘 발달해 있고 장수 국가로 알려져 있는데 결코 일본 사람들 중에 태음인이 많다고 보이지는 않습니다. 일본인들도 태양인이 많기 때문에 생선을 먹는 음식 문화가 발달했고 과거 특정 시기에 육식을 금지하는 포고령을 내린 적도 있습니다.
온천욕이나 온탕욕을 즐기는 일본인들이 장수하는 걸 보면 태양인에게 온탕욕이 나쁘다는 건 나타난 현상을 보아도 맞는 학설이 아닙니다.
반신욕이나 사우나는 피부에 열을 발생시키고 상열시키므로 몸 전체를 욕조에 담구는 온탕욕이 더욱 좋습니다.
피부 질환이 있는 분은 온탕욕을 할 때 자주하는 건 무방하지만 비누칠이나 때를 미는 것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땀을 내면 피지가 자연적으로 분비되므로 보습제를 바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자꾸 보습제를 바르면 자연적으로 나와야하는 피지의 배출이 점점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단순 샤워를 하면 샤워 후 몸이 건조해지지만 땀을 내는 온탕욕은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보습제를 쓴 분도 줄여나가야 건강한 피부, 숨 쉬는 피부가 됩니다.
단 이제마 선생이 말했던 태음인은 땀이 잘 나면 무병하고 건강한 상태라고 한 말은 타당한 말입니다. 윗 글에 적었듯이 태음인은 음양이 모두 실하므로 땀이 좀 나도 건강한 체질입니다. 물론 태음인일지라도 허약한 사람이라면 온탕욕으로 과도한 발한을 시키면 몸이 피곤해지고 힘이 빠지게 되는 건 당연합니다.
반면에 태양인이 이유 없이 땀이 많이 나는 것 건강의 적신호입니다. 이러한 허약한 태양인은 음양이 모두 허한 체질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발한을 하게 되면 태음인 보다 훨씬 더 지치고 힘이 빠지게 됩니다.
특별히 허약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어느 체질을 불문하고 질병에 따라서 자신의 체력에 맞게 땀을 내는 온탕욕은 건강에 매우 도움이 된다는 걸 기억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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